• [크루엘라 (2021)] Review
  • 2021. 6. 5.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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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사고로 런던의 뒷골목에서 자란 '에스텔라'는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 '하우스 오브 바로네스'의 수장인 '남작 부인'의 눈에 들어온다. 독특하면서도 과감한 '에스텔라'의 디자인 덕분에 '하우스 오브 바로네스'는 승승장구를 이루지만 자신의 모든 공이 '남작 부인'한테만 돌아가 속상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남작 부인'의 점심 시중을 들던 '에스텔라'는 베일에 싸여 있던 '남작 부인'과의 오랜 악연을 우연히 알아차린다. 더 이상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에스텔라'는 간만에 실력을 발휘하여 사악한 빌런 '크루엘라'로 거듭난다.

     

      [말레피센트]를 통해 기존의 악역 캐릭터를 재해석한 바 있는 디즈니는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에서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준 악당 '크루엘라'로 시선을 돌린다. 엠마 스톤과 엠마 톰슨이 주연한 [크루엘라 (Cruella, 2021)]는 1970년대 영국을 주요 배경으로 삼으며 기묘하고 찬란한 어느 여성의 일대기를 비춘다. 영국의 패션 문화가 가장 대범하고 눈부셨던 70년대를 다루었기 때문에 [크루엘라]는 영화가 진행되면 될수록 다양하고 화려한 의상들을 조명하는 데 급급하다. 비틀즈, 데이빗 보위, 퀸 등 당시 대중 음악들을 삽입하여 마치 그 시대를 테마로 한 패션쇼를 감상하듯이 관객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킨다.

     

      그러나 [크루엘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벗어나는 데 실패했다. 1961년에 제작된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에서 '크루엘라 드 빌'이라는 인물은 동창 친구의 새끼 강아지들을 납치하여 모피 코트를 만들려고 하는 희대의 범죄자였으며 영화 속에서 강아지들은 줄곧 의인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는 마치 아동 납치의 은유로 보이기도 한다. 2021년에 재탄생된 [크루엘라] 역시 원작에서 보여준 극악무도한 설정들이 남아 있지만 상당 부분이 농담 따먹기 식으로 뭉뚱그려지며 동물에 대한 묘사 또한 분명하지 않은 태도를 보이기 때문에 이럴 거였으면 굳이 [101마리의 달마시안 개]를 리메이크했어야 했나 하는 의문이 든다.

     

      이 영화를 여성 서사로 보는 움직임도 있지만 오히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어느 뻔뻔한 장면이 연상되는 또 다른 기만으로 느껴졌다. 표면적으로 봤을 때 [크루엘라]는 구세대와 신세대간의 투쟁을 그리지만 소품이 활용되는 방식, 인물이 사건에 발을 들이는 동기 등이 너무나도 얄팍하여 그저 연기파 배우들이 등장하는 엉성한 역할극을 보는 듯하다. 이런 부분에서는 역시 논란의 인물을 비추었던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의 전작 [아이, 토냐]를 여성 영화로 보는 편이 더욱 자연스럽다.

     

      [크루엘라]는 다양한 작품들이 연상되는 영화다. [조커]는 물론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이 떠오르는 관객이 있을 테고 특정 패션을 그려냈다는 점에서 [벨벳 골드마인]이나 [헤드윅]이 오버랩되기도 하며 그들만의 세계를 다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에밀리, 파리에 가다] 등의 작품들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크루엘라]는 마치 이들의 아성을 마냥 모방하려는 듯 어설프고 미숙하다. 이미 속편 제작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고 있지만 정말 이 다음을 이끌어나가려면 키치함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디자인대로 과감하면서도 독창적인 '크루엘라'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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