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질라 (2014)] Review
  • 2021. 7. 14.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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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해군 대위 '포드 브로디'는 아버지 '조'가 일본에서 체포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비행기에 올라탄다. 15년 전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근무하던 '조'는 지진으로 인한 방사능 누출 사고로 아내를 잃었지만 이를 자연 재해가 아닌 무언가의 습격 때문이라고 믿는다. 아버지가 과대 망상에 빠졌다고 여기는 '포드'는 속는 셈치고 격리 구역에 출입하지만 그곳에서 거대 생물체 '무토'의 고치를 목격한다. 15년간 잠들어 있던 '무토'가 다시 눈을 뜨자 도시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되어버린다. 그때 '포드'와 '조'는 '무토'가 또 다른 존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인류는 여태껏 본 적 없던 대괴수 '고질라'와 조우한다.

     

      1954년 일본에서 제작된 괴수 영화 [고지라]는 개봉 직후 현지는 물론 북미, 아시아, 유럽 등 세계 각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방사능과 깊은 관계를 교류하는 이 괴수는 1945년 원자 폭탄 투하 사건과 1954년 비키니섬 핵 실험에서 비롯된 당시 대중들의 공포심과 트라우마를 불러일으키는 데 더할 나위 없었으며 반 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수많은 후속작을 발표하며 그 명맥을 유지하였다. 첫 영화가 만들어진 지 60주년이 되던 2014년, 가렛 에드워즈라는 미국의 신예 감독이 [고질라 (Godzilla, 2014)]라는 이름으로 [고지라]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을 내놓게 된다. 앞서 '파괴왕' 롤랜드 에머리히가 1998년에 '고지라'를 재해석한 바 있으나 남다른 시선으로 이야기를 접근하고 현대인들의 공포 심리를 자극한다는 점에서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가 [고지라]의 진정한 후계작이라고 할 수 있다.

     

      혼다 이시로 감독이 연출한 원작이 순전히 1950년대 당시 방사능을 향한 공포심을 다루었다면 2014년에 재탄생한 [고질라]는 자연 재해와 인위 재해가 뒤섞인 311 대지진 이후의 트라우마를 닮아 있다. 1954년작은 방사능이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 여파를 담아내기 위해 슈트 액션, 특수 촬영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에 힘을 기울였지만 리메이크작에서는 괴수들의 실질적인 비중이 의외로 드문 편에 속하고 심지어 괴수들이 출현할 때마다 지진, 쓰나미, 블랙아웃 등 자연 재해로 은유하여 현실적인 두려움을 자극한다. 거대한 괴수가 도심에 나타나 빌딩숲을 휩쓸어대는 액션 영화를 기대했다면 상당한 실망감이 뒤따르겠지만 [고질라]는 원작의 유산을 새롭게 계승하여 구슬픈 드라마와 품격 있는 촬영을 보여준다.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는 하나 하나 뜯어볼수록 비단 평범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예컨대 알렉상드르 데스플라가 담당한 사운드트랙은 여타 다른 블록버스터 작품들과 달리 피아노와 현악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서정적인 선율을 자랑하였고 괴수가 등장하는 장면 역시 거대 생물체의 액션보다는 그 현장을 목격하는 인간들의 리액션에 집중하여 관객들의 몰입을 이끌어낸다. 비록 결말에 이르러서 주인공과 괴수를 동일시하는 연출은 다소 민망함을 부르기도 하지만 대자연을 숭고하게 바라보는 이 작품이 할리우드 영화 시장 내에서 얼마나 소중한 역할을 해내는지 생각해보게끔 한다. 가렛 에드워즈의 [고질라]는 이미 닳고 닳았을 것만 같았던 괴수물에 또 다른 생기를 불어넣었다는 점만으로도 의의가 있다. 훗날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고질라 VS. 콩] 등 다양한 후속작이 제작되었지만 이토록 하나의 장르를 연구하며 저력을 과시하는 작품은 나오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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