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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류의 구원자로 여겨지던 '고질라'가 난데없이 군수 기업 에이펙스를 습격하자 '고질라'를 향한 사람들의 인식이 나날이 악화된다. 한편 '콩'을 격리하고 있던 연구 기관 모나크는 '콩'을 방치하면 두 숙적의 싸움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여 괴수들의 숨겨진 옛 터전으로 옮기도록 한다. 에이펙스 역시 모나크의 계획을 지원하지만 숨 돌릴 틈도 없이 '고질라'가 '콩'의 움직임을 포착하여 공격하려고 든다. 도시의 중심부를 무대로 두 괴수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던 중 그제야 에이펙스의 수장 '월터 시먼스'가 베일에 감춰두었던 사악한 음모를 드러낸다.

  애덤 윈가드 감독의 [고질라 VS. 콩 (Godzilla VS. Kong, 2021)]은 [고질라], [콩: 스컬 아일랜드],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를 잇는 몬스터버스의 완결작으로서 제작 소식이 들렸을 때부터 장르 팬들의 이른 관심을 일으켰다. 중간중간 온전치 못한 완성도를 보여주긴 했으나 세계관 최강자로 통하는 킹콩과 고질라가 세기의 대결을 펼친다는 점에서 일단 발 벗고 극장에 나서기엔 충분했다. [고질라 VS. 콩]을 냉정하게 평가한다면 매 장면마다 1.5배속이라도 돌린 듯 요란하고 정신 사나운 영화이다. 이야기의 뼈대는 어떻게든 둘을 싸움에 끌어들이려고 앞서 흥분해 있으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태도나 위기를 극복하는 방식이 유치하기 짝이 없다. 이미 전작 [킹 오브 몬스터]가 받았던 비판을 의식했는지 [고질라 VS. 콩]에서는 인간 부분을 그릴 때마다 고심하지 않고 일차원적으로 단칼에 처리해버리는 단호함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 같은 작품은 온갖 신경을 곤두세우며 감상한다면 오히려 흠잡을 여지가 끝도 없이 많다. 이런 영화야말로 뇌를 비우고 보여주는 대로 받아들여야 비로소 재미를 붙이는 순수 오락물이다. 굳이 따질 것 없이 영화의 중심을 담당하는 캐릭터가 다름 아닌 '괴수왕 고질라'와 '거대 고릴라 킹콩'이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고질라 VS. 콩]은 이들의 싸움을 무려 3라운드로 쪼개며 두 괴수의 무지막지한 테스토스테론을 분출해댄다. 현란한 카메라워크와 재빠른 샷이 혼을 빼놓는다 해도 사고를 정지하고 겉보기에만 집중한다면 어느덧 1시간 50분이 마법 같이 사라지는 경지를 체험할 수 있다.

 

  물론 아무리 오락에만 충실하더라도 인간들이 주를 이루는 파트는 전편보다도 뻔뻔하기 그지없어 말문이 막혀버린다. 두 괴수의 결투를 어떻게 묘사할까 다각도로 보여주는 와중에도 인간 캐릭터들의 터무니 없는 상황 설정에 실소가 안 터질 수 없다. 영화의 마지막 축을 담당하는 베일의 캐릭터 역시 디자인은 다소 아쉬움을 남기지만 나름대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활약상을 뽐냈다. [고질라 VS. 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시끌벅적하지만 심성은 착한 그런 존재이다. 만약 몬스터버스 세계관의 후속작이 나온다면 두 손 들고 환영하겠으나 이처럼 떠들썩한 채 실속 없는 작품이 또 나온다면 그땐 정말 탄식만이 흐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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