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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14 (New York Times)

 

"Time"을 제작하던 중 어쩌다가 암이 재발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나요?
  "async" 이후 4년 동안 "Time"을 작업했어요. 지난 해 직장암 진단을 받았죠. 치료 기간이 길어요. 지금이 중간 무렵에 있는데 가을쯤 병원에 돌아가서 수술을 받을 것 같아요. 뉴욕을 떠난 지 1년이 지났는데 언제 돌아갈지는 저도 모르겠네요.

오페라 공연은 원래부터 계획했었나요?
  독창적인 매개체를 만들려고 했어요. 여전히 훗날을 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죠. 처음에는 오페라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이젠 쓰지 말자고 결심했죠. 설치 미술품과 공연이 결합된 극장 작품이에요.

"async"와 깊은 연관성이 있는 것 같아요.
  "async"의 구상은 동기화에 대한 저의 의구심이었어요. 그 덕에 시간 자체를 생각해보게 되었죠. 과거의 제 작품들을 알고 있다면 제가 이랬다 저랬다 한 것도 아실 거예요. 그런데 "async"를 만들면서 얻은 건 너무나 거대했던 탓에 잃고 싶지 않았어요. 그 개념을 진심으로 개발하고 싶었죠. 음반은 마치 설치품을 위한 음악처럼 정말 공간적이었어요. 그래서 배우들이 있는 설치품이 만들어졌죠. 그게 "Time"의 처음 아이디어였어요.

"타임"은 템포가 없는 몽환노(夢幻能)입니다. 이런 아이디어들을 탐구할 수 있는 완벽한 풍경인 듯 보여요.
  시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우리 사회의 자연적인 존재예요. 하지만 저는 음악인이기 때문에 늘 시간과 마주합니다. 작곡할 때마다 어떻게 소리를 제시간에 조정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하죠.

일본의 전통 악기인 '쇼(생황)' 말고는 무대 위의 악기가 없어요.
  '쇼'는 대학 시절부터 늘 매료를 느낀 악기였어요. 일본의 다른 전통 악기들은 마음에 들지 않았고 화도나 다도 같은 다른 전통 의식들도 싫었어요. 외지인의 음악처럼 들리던 아악 빼고는 다 별로였죠.

 

자연을 의미하는 미야타는 손쉽게 물을 가로지르는 반면 인류를 의미하는 다나카는 아주 나약해요.
  여자와 '쇼'는 자연을 의미하죠. 다나카는 시간에 맞춰 다른 곳으로 가기 위해 물 위에 직선 도로를 만들려고 하지만 실패하고 말아요. 결국 그는 실성하고 익사합니다.

길의 끝에 다다르려고 하는 인간성은 어떤 것일까요?
  그게 인류의 본질인 것 같아요. 그리스 신화의 시시포스와 같이 길을 만들고 자연을 정복하려는 본능적인 열정이죠.

길을 만드는 장면은 이야기들의 연속성을 가로막아요. 나츠메 소세키 작가의 작품에서 나온 꿈, 일본의 전통극 노, 장자의 호접몽. 어째서 이 이야기들을 택했나요?
  꿈속에서는 모든 시간의 속성이 파괴되잖아요. "한단"이라는 노에서 남자는 깨달음을 얻으려고 낮잠을 자요. 5분밖에 안 지났는데 꿈속에서는 50년이나 지났죠. 무엇이 현실일까요? 5분, 50년? 호접몽에서는 사상가 장자를 만나볼 수 있어요. 나비가 그 사람의 꿈을 꾼 걸까요, 장자가 나비의 꿈을 꾼 걸까요? 그건 알 수 없는 거예요.

시간을 음악적으로 자유롭게 함으로써 시간을 늦춘다는 걸 느꼈나요?
  "Time"의 주제는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거예요. 늦추는 게 아니죠. 스트리밍 시사를 감상하면서 1시간이나 지난 걸 1분밖에 안 지났다고 착각하게 되더라고요. 또는 어떤 순간들이 되풀이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면서요. 적어도 저는 시간의 다른 모습을 느낄 수 있었어요.

"2020S"에서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셨고 "Is Your Time"에서는 물체를 찾아 설치품을 만들었으며 현재는 베이징에서 큰 회고전을 치르는 등 수많은 시각 작업을 이루어 왔는데요. 어떤 계기로 시각 작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결정적인 순간은 1999년에 작곡했던 오페라 "Life"였던 거 같아요. 움직이는 이미지와 몇 가지 텍스트라는 시각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죠. 그 오페라에서는 모든 시각적 요소들이 작품 안의 주인공들이었어요.

그게 다카타니 시로와의 첫 번째 컬래버레이션이었죠?
  네, 그 다음에 저희가 했던 작업이 "Life"를 해체하는 일이었어요. 2007년에 설치품을 만들기 위해 모든 시각적 이미지와 사운드를 분해했죠. 그것도 중요한 순간이었어요.

듣고 보니 늘 시각 예술을 하신 듯하네요. 영화 음악을 작곡하며 감독들과 가까이 지내기도 했죠.
  참 이상해요. 저는 영화에 대해 생각해두지 않았거든요. 영화는 이야기가 더욱 분명하고 직선적이죠. 불행하게도 직선적인 구조는 시간에 구속돼 있어요. 시작이 있고 중간이 있으며 끝이 있죠.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설치품에 매력을 느낀 거예요. 설치 미술품은 시작과 끝을 가질 필요가 없잖아요. 최고의 설치품은 그저 빗소리를 듣는 거죠.

"Time"의 결말부에 어마어마한 폭풍우가 있기도 하죠. 슬로모션으로 파도가 부딪히면서 말이에요. 어떤 바다를 생각했던 건가요?
  남자는 물, 즉 자연을 정복하고 싶어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익사해요. 물의 난폭한 힘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쓰나미 같은 거대한 홍수가 필요했어요. 또한 대부분의 민족들한테는 큰 홍수에 대한 기억이 몇 가지 남아 있어요. 우리도 다들 홍수에 대한 깊은 추억이 있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이 이 오페라를 보고 난 직후에는 기후 변화에 대한 이야기인지 궁금해할 거 같아요.
  기후 변화는 인류와 자연 사이의 무척 강렬한 갈등이기 때문에 그 역시 마찬가지로 포함돼 있어요. 하지만 주된 초점은 아니죠. 인류와 자연에 대한 하나의 신화를 만들고 싶었어요.

여자가 자신의 무덤에서 꽃으로 환생하는 대목은 소세키의 꿈과 아주 유사해요. 몇 가지 해석을 읽었는데 어떤 이들은 그게 현대 사회와 맞서려는 소세키의 투쟁을 의미한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
  그건 환생에 대한 저의 믿음이에요. 100년 뒤에 자신이 돌아올 것이라고 여자가 약속했으니 꽃으로 환생한 거죠. 아시다시피 저는 죽으면 땅에 묻히기를 늘 바랐어요. 그래야 제 몸이 다른 생명체들의 영양소가 될 테니까요. 소세키의 이야기에서도 여자는 꽃이 되죠. 정말 아름다워요.

해석이 마음에 드네요.
  아주 낭만적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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