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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을 작성하게 된 계기는 다른 이유 없다. 단지 여름이니까! 어느새 한철 장사로만 전락해버린 기분이 들기도 하지만, 관객들을 쥐락펴락 압도하며 인간의 어두운 심리를 들여다보는 분야 중에서는 공포 영화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명작은 형식을 초월하면서 작품을 이루는 구성 하나 하나가 서로 조화를 이루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영화를 감상하다가 나의 취향을 곧바로 저격해버린 공포 영화 음악 10곡을 이야기해보고 싶다.


Lullaby

 

 

  오컬트 호러의 효시라고 불리는 [악마의 씨] 메인 테마곡. 폴란드 뮤지션인 크쥐시토프 코메다가 작곡했으며 재즈 피아니스트답게 앨범에는 재즈 편곡의 음악들이 틈틈이 수록되어 있다. 언뜻 들으면 그저 스산한 공포 영화 사운드트랙이라고 여길 수도 있으나 영화의 결말까지 다 보고 나면 안타까운 탄식마저 흐르게 하는 마성의 곡이다. 보컬은 영화의 주연 배우였던 미아 패로우가 직접 소화했다.



Suspiria

 

 

공포 영화를 논할 때 다리오 아르젠토 또한 결코 빠뜨릴 수 없다. 이탈리아 지알로 장르의 걸작 [딥 레드]를 통해 아르젠토와 연을 맺은 록 밴드 '고블린'은 [서스페리아], [섀도우], [페노미나] 등 다양한 호러 영화를 담당하며 장르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서스페리아]의 음산한 사운드트랙은 마치 영화 속 마녀들이 은밀히 속삭이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마저 자아낸다.


ハウスのテーマ

 


  독창적인 영상 미학을 자랑하는 오바야시 노부히코 감독의 1977년작 [하우스] 메인 테마곡. 따지고보면 정통 호러라기보다는 괴작에 가까운 컬트 영화이지만 관객들의 넋을 빼놓는 솜씨가 장난 아닌 작품이다. 국내에는 'Monkey Magic'으로 유명한 일본의 록 밴드 '고다이고'가 음악에 참여했으며 영화를 빼닮은 듯 유쾌하고 다채로운 구성이 인상적이다.


Halloween Theme

 


  이번에는 슬래셔 호러의 대표작 [할로윈]의 메인 테마곡. 영화를 안 봤던 사람이라도 음악만은 금방 익숙할 공포 영화의 상징 같은 곡이다. 사운드트랙을 작곡한 인물은 직접 영화를 연출한 존 카펜터 감독이며 초창기 신디사이저를 활용하여 다급하고 강렬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지난 2018년에는 [할로윈] 시리즈가 우수한 성적으로 재탄생되었으니 음악 감독 존 카펜터의 앞날도 기대된다.


Welcome To Videodrome

 


  하워드 쇼어의 대표작이라고 하면 피터 잭슨 감독이 연출한 [반지의 제왕]이나 [호빗]을 생각하겠지만 쇼어의 절친한 친구는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이다. 데뷔작 [브루드]를 시작으로 [플라이], [맵 투 더 스타] 등 크로넨버그의 기괴하고 오묘한 세계에는 늘 하워드 쇼어가 있었다. 미디어의 끔찍한 이면을 다룬 [비디오드롬]의 사운드트랙 역시 괴상하고 날카롭기 그지없으며 이는 프로듀서 스콧 홀튼의 믹스도 한몫한다.


에필로그

 

 

  한국 공포 영화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품을 고르라면 고민할 여지 없이 [장화, 홍련]을 말할 것이다. 대중 가요로서는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작곡한 이병우 음악 감독이 사운드트랙에 참여했으며 이 곡 또한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다. 엔딩 크레딧에 흐르는 '에필로그'는 돌이킬 수 없는 아픔을 처연한 왈츠로 표현하여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해피버스데이

 

 

  박찬욱 감독의 최대 문제작 [박쥐]의 '해피버스데이'. 음악 역시 영화에서 가장 복합적이고 기괴한 장면에서 흐르는데 바로크 시대의 바흐 음악을 연상시키다가도 마치 근대 가요와 같이 구슬프고 처량한 선율마저 들어 있다. 특히 여러 감정이 폭발하고 마는 격정의 후반부에는 어마어마한 압도감이 휩쓸어온다.


Neon Demon

 

 

  마찬가지로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의 문제작이라고 할 수 있는 [네온 데몬]의 오프닝 타이틀곡. 미국의 록 밴드 '레드 핫 칠리 페퍼스'의 드러머였던 클리프 마르티네스가 오리지널 스코어를 작곡하였으며 적극적인 신디사이저 구성이 눈에 띈다. 패션 모델계의 잔인함을 다룬 영화답게 음악은 주로 음울하고 몽롱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Every 27 Years

 

 

  앞서 들었듯 공포 영화 사운드트랙은 의외로 유독 실험적이고 특출난 모습을 지니고 있다. 그런 반면 주로 한스 짐머와 협업한 영국 출신의 뮤지션 벤자민 월피쉬가 작곡한 [그것] 사운드트랙은 정통 호러 사운드로 회귀한 작품인 듯 보인다. 순수해서 더욱 무서운 어린 아이의 허밍과 차가운 피아노 연주는 마치 어린 시절 접했던 공포극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Volk

 

 

  초반에는 다리오 아르젠토의 [서스페리아]가 있었으니 마지막은 루카 구아다니노의 [서스페리아]를... 2018년작 [서스페리아]는 음악적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는데 '라디오헤드'의 톰 요크가 처음으로 영화 음악에 도전한 작품이다. 앞서 조니 그린우드가 음악 감독으로서 성공적인 활동을 보였지만 [서스페리아] 역시 상당한 결과물을 보여준다. 그중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는 Volk는 불쾌함을 넘어 아름다운 사운드를 들려주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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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1. BlogIcon 화이트퀸

    서스페리아랑 박쥐 노래 빼곤 들어본 게 없네요. 😂 하나씩 들어봐야겠어요!

    2021.07.21 12:22 신고 edit/del reply
    • BlogIcon stakra

      후후훗 많이 저평가된 장르지만 참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성과를 보인 멋진 세계인 거 같아요! 음악들 들으시면서 쌀쌀한 여름 보내시길 바라요 🌊🌊

      2021.07.21 12:53 신고 edit/d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