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온 데몬 (2016)] Review
  • 2020. 7.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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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패션 모델이 되고자 홀로 LA에 입성한 '제시'는 어린 나이와 수수한 미모로 단번에 주목을 받는다. 기존 패션계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제시'의 매력에 디자이너와 사진 작가들이 눈독 들이지만 동료 모델들의 시기는 점점 불타오른다. 이제 막 발을 딛은 '제시' 역시 자신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아가며 화려하지만 위협적인 네온 빛에 잠식된다. 니콜라스 윈딩 레픈 감독이 연출한 [네온 데몬 (The Neon Demon, 2016)]은 제69회 칸 영화제 상영 당시 박수 갈채와 야유를 동시에 받은 작품으로 유명하다. [드라이브]나 [온리 갓 포기브스]라는 이력에서 알 수 있듯 시각적인 성취는 상당하지만 서사 빈약과 노골적인 폭력 묘사가 문제로 꼽혔다.

     

      영화가 시작되면 엘르 패닝이 연기한 '제시'가 소파 위에 누운 채 피를 뚝뚝 흘리며 허공을 바라본다. 움직임도 없는 초점 잃은 눈동자 때문에 한참 전에 숨통이 끊긴 변사체처럼 보이지만 실은 이 모든 상황이 사진 촬영을 위한 포즈 잡기였으며, 사진을 찍는 '딘'은 마치 흉기를 쓰듯 가차 없이 카메라를 찍어댄다. 이 불편하고 기묘한 오프닝 장면이 [네온 데몬]이라는 영화 전체를 설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는 업계 최고가 되려면 어떠한 수도 마다하지 않는 패션계의 현실을 그려내면서 아름다움이라는 가치에 대해 끝없이 이야기하고 파헤치며 또 그 자체에 빠져든다.

     

      과도한 탐미주의는 관객들에 따라 비판을 부르기도 하지만 예술과 폭력이 정녕 서로 분리될 수 있느냐와 같은 의미심장한 질문을 남긴다. 연출가의 면면한 집착은 어쩌면 영화라는 예술 매체가 대사 없이 이미지만으로도 실현될 수 있다는 의외의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동안 스크린을 통해 사랑스러움을 선사했던 엘르 패닝 역시 이 작품에서만큼은 네온 빛의 악마를 연상시키는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단순히 괴짜 감독의 악취미에 그치지 않도록 한다. [네온 데몬]은 대중 문화를 소비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쯤 고민해봤을 법하고 고민해봐야 하는 주제를 지녔다. 혐오감, 수치심, 매혹. 이 모든 감정이 영화 안에 들어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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